이것은 설교나 강해가 아니다. 그냥 정치적 의견이다.
- 어느 목사님의 설교를 듣던 중 들었던 생각
어라? 왜 갑자기 정치이야기를?
정치적인 신념이 강한 목사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의 성경강해 프로그램이 괜찮아서 참여하였는데 문제는 성경에서 왕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정치적 관점에서 이야기 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빗대어 정치적인 의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슬프게도 저와는 맞지 않는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강해시간이 매우 괴로웠습니다. 생활속에서 저는 정치적 주장을 많이 접합니다. 일상속에서 만나는 매체들과 SNS, 식당을 가도 사람들은 정치적인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제가 원하지 않아도 정치이야기는 반 강제로 들어야합니다. 선거철만 되면 관심을 아예 딴대로 돌리고 싶습니다. 전화로도 수십차례 여론조사하고 여기저기서 명함나눠주니까요.
20대에는 저도 정치적으로 피가 끓어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신념과 반하는 일이 벌어지면 거기에 격분하며 나의 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런 행동보다는 투표를 신중히 하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행동하기엔 내 삶의 여유가 많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왜 일상에서 정치이야기는 듣기 쉬울까요?
정치는 우리 삶에 밀접하게 영향을 줍니다. 정책하나가 지역을 바꾸고, 생활을 바꾸니까요. 그리고 선거에 당선되면 많은 권한과 권력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정치집단은 권력을 갖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큰 문제는 이들 세력에 편승하고 있는 여러 세력입니다. 협회, 기업, 언론, 법조계 등 자기의 이권을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입니다. 요즘에 급증하고 있는 여론조사는 사실 여론조작에 가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무분별하고 정도가 지나칩니다.
언론의 보도는 우리가 필요한 내용이라기보다 언론에게 필요한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 정치적인 의견을 보지 않으려 하고 사회 현상 이면에서 이 일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내 삶에 무슨 영향을 주는지만 체크하는 편입니다. 들으려 하지 않아도 들리고 보지 않아도 어렴풋이 알게 되는 세상에서 왜곡된 정보나 의견에 휘둘리기 싫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위해 교회를 찾은 내게 목사님의 정치적 발언은 매우 괴롭습니다. 그것이 내 생각과 같아도 교회의 본질인 믿음 생활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괴롭게도 교회는 이미 정치인들의 지역내 인맥관리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누구든 하나님 앞으로 나올 수 있지만 본질적인 목적이 신앙이 되지 않는 정치인들은 자주 보는 편입니다.
그리스도는 정치를 하셨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사셨을까요? 분봉왕 헤롯이 다스릴 그 때,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헤롯 가문이 이스라엘을 나누어 통치했으며 로마의 눈치도 봐야 했으니까요. 제사장이나 서기관 바리새인, 장로들 모두 정치적 스탠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인간은 본래 생존의 욕구가 강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죽음의 두려움을 알게 하셔서 영생이 귀한 것을 깨닫게 하셨지요.
그리스도는 단 한번도 정치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약하고 병든자를 찾아가고 천국의 소망과 복음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백성을 병들게 하는 종교지도자들을 꾸짖고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어떠한 정치적 발언, 행동을 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만 집중하셨습니다.
언젠가 어느 교회 목사님이 특별새벽예배를 선포하셨습니다. 집권여당과 대통령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서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께 애통하는 마음으로 먼저 나아가 부르짖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기간동안 모든 설교는 이스라엘의 흥망성쇠를 다루며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은 결과로 인한 패배, 그리고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얻은 승리가 반복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역사속 이스라엘에 빗대어 정치적 메시지를 성도님들에게 일방적으로 던지기 시작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엉망이 된 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워 달라고 기도하자고 하셨습니다.
크리스천은 어디에 집중해야 하나?
하지만 대한민국의 문제보다 교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가 먼저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왜 교회를 떠나가는지, 그리고 무엇때문에 신앙으로 상처받는지, 교회가 세상의 위로가 되지 못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로마에서 독립하자고 주장한 적 없고, 헤롯이 이스라엘을 갈라서 통치하는 부당함이 크리스천의 기도부족이라 질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는 하늘의 일을 먼저 생각하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묵묵히 십자가의 길로 향하셨습니다.
정치적 메시지를 서슴치 않고 내시는 분들, 제발 정치와 나라걱정은 교회 밖에서 하셨으면 합니다. 성도들 개개인은 전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당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고 이들은 자신의 견해로 ‘판단’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참정권은 숭고한 개인의 권리입니다. 누구나 정치적 의사표시는 할 수 있지만 공공이 듣는 곳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 특히 신앙과 묶어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투표결정 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입니다. 교회에 모인 성도님들 모두가 똑같은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 개개인은 모두가 다른 은사를 가진 사람입니다. 은사가 다르듯 생각도 다릅니다.
이사야에 기록된 말씀처럼 ‘백성을 위로하는 교회’가 되길 조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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